팔레스타인 정착 초기 현지 아랍인에 대한 유대인들의 생각은? 기타 근현대사

헤르츨이 이끄는 시온주의자 조직은 언제나 아랍인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런던을 처음 방문했을 때 헤르츨은 팔레스타인을 잘 아는 윌리엄 홀먼 홀트가 한 말을 믿었다.

"아랍인은 그저 나무나 하고 물이나 긷는 존재다. 유대인에게 유용할 것이다. 그러니 굳이 내쫓을 필요 없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랍인도 유대인처럼 민족주의 정신을 드높이고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조직화 작업이 유대인보다 20년 늦었다는 점이다.

(...)

에레츠 이스라엘을 방문한 아하드 하암은 헤르츨이 시온주의 운동을 전개하기 6년 전인 1891년에 "팔레스타인이 전하는 진실"이라는 글을 썼다. 이 글에서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미개인이 아랍인이라고 가볍게 치부하는 것은 시온주의자의 큰 실수라고 경고했다.

"사실 다른 셈족과 마찬가지로 아랍인은 날카로운 지성과 위대한 지혜를 가지고 있다. (...) 그 지역에서 우리가 하는 일과 목적을 꿰뚫어보면서도 침묵을 지키는 것은 자기들의 미래에 닥칠 어떤 위험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에서 우리 민족의 삶이 그 토착 민족이 느끼기에 위협적인 수준에 도달하면, 그들은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 거하고 싶어하는 이방민족을 다룰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을 존중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 만약 우리의 활동이 자기들의 권리를 압제하고 탈취하는 행위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면, 비록 침묵하며 때를 기다린다 할지라도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분노가 끓어오를 것이다."

대부분의 시온주의자가 이 경고를 무시했다.

유대인의 역사, 폴 존슨, 포이에마.
730~733페이지.


한 몇년전에 추천받은 폴 존슨의 유대인의 역사를 이제야 좀 훑어보고 있는데 드레퓌스 사건부터해서 재밌는 얘기가 많군요. 특히 관심이 있던 20세기 초반 유대인의 아랍 이민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데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덧글

  • 까마귀옹 2018/05/03 16:51 # 답글

    그러고 보니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전, 그중에서도 특히 나치가 등장하기 이전에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한 유대인들의 이야기는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네요.
  • 전위대 2018/05/03 17:08 #

    1차 중동전쟁의 단초를 제공한 아랍-유대갈등의 시초가 이때 잉태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너무 안 알려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유대인들이 1940년대에 갑자기 몰려온게 아닌데 말이죠.
  • KittyHawk 2018/05/03 17:58 # 답글

    유대인과 아랍인의 유혈충돌과 관련한 이야기를 접하니 예루살렘에서 유대인 소유의 자동차가 아랍인들에 의해 불타는 순간을 찍은 사진이 떠오릅니다. 그때 그 차에 타고 있던 자들은 무사히 도망친 것인지...
  • 까마귀옹 2018/05/03 18:01 # 답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역시 '홀로코스트'의 충격 때문이 아닐까요?
  • 애국왕 2018/05/04 19:13 # 답글

    이미 19세기 후반쯤 되면 레반트에서도 민족주의 성향 지식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모양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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