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로 내려간 홍위병 소녀들의 운명에 대해 ARABOJA ㄴ공산중국

요즘들어 문혁관련 서적들을 들춰보고 있는데 상산하향 운동에 대해서 살펴보다가 알아낸 사실에 대해 하나 썰풉니다. 나무위키에서는 상산하향 운동에 대해서 마오 주석께옵서 홍위병들에게 이제 시골에서 혁명하라니까 순진무구한 홍위병들이 우루루 낚여서 시골에서 삽질한 것 정도로 묘사하는데... 우선 그렇지가 않습니다.

실제로 다이나믹 로동!을 외치면서 시골로 내려간 골빈 애들도 있었지만서도... 상당수 홍위병들은 시골로 가라는 명령을 생깠습니다. 왜냐? 시골로 한번 가면 도시 거주권을 박탈당해서 죽을 때까지 거기 살아야 하거든요. =ㅅ= 예컨대 호남성의 경우, 25~50%에 달하는 홍위병들이 상산하향 운동을 무시했습니다. 당연히 홍위병들의 부모는 뇌물을 뿌리고 당중앙에 편지를 써가면서 저항하고 호적을 조작하기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당간부들도 문명의 이기는 고사하고 입을 옷에 먹을 죽도 없는 시골로 어린 학생들을 보내라는 지시에 "징병 업무라면 열번이라도 수행하겠지만 이딴건 못한다."고 집행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가엾고 딱한 수백만 홍위병들이 우루루 시골로 끌려갔는데 집도 없고 밥도 없고 질병과 해충과 폭력만 난무했다는 거야 안 말해도 비디오올시다. 아사, 익사, 폭행치사 사건이 수두룩했는데 특히 부르주아물이 든 홍위병들이 자신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으려는 군인들에게 논리로 대응하려다가 처참하게 맞아죽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사설이 길어지는데 그래서 이 글의 주제에 대해 이제야 썰을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히 철모르는 소녀 홍위병들도 엄청 많았는데 제가 공산 중국 치하의 여권이 어땠는지 과거에 포스팅했다는 것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도시에서 소녀 홍위병들이 몰려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 아해들에 대한 성적 착취가 시작되었습니다. 상급기관에는 소녀 홍위병들이 쓴 수많은 투서들이 날아와 자신들의 처지를 호소하곤 했는데 디쾨터의 서술을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후이성 푸양현의 한 생산대에서는 여섯명의 젊은 여성들이 성희롱을 당했다. 그들 중 두명이 자살했고 한명은 정신이 이상해졌다. 일부 희생자들은 그들이 당한 일을 혼자서 또는 단체로 상급기관에 고발했다. 후베이성 황강시에서 한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에 서명한 열명의 젊은 여성들은 그들 모두가 농촌에 도착한 순간부터 괴롭힘과 희롱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몇명은 임신한 것도 모자라서 자신을 강간한 사람과 강제로 결혼까지 해야 했다."
문화대혁명 316페이지.

하지만 이렇게 고발하는 일은 적었습니다. 왜냐. 우선 당국에서 홍위병들이 뭔 꼴 당하는지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당국은 강간과 강제 결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했습니다.

"정상적인 성적 관계의 일부다." -ㅅ-

아마 이것이 공산주의자들이 부르짖는 신도덕의 위엄이 아닐런지요? 오히려 고발을 했더니 그깟 일 가지고 소란을 피운다고 무시 당하거나 배척당하거나 린치당하거나 심지어 "저년이 날 유혹해놓고 적반하장으로 고발한다."는 식으로 역고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당국에서 이런 상황을 방관하는 것은 당연히 홍위병들을 시골에 처넣은게 마오쩌둥이니 감히 마오쩌둥을 아무도 깔 수 없어서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1973년 복건성에서 살던 리칭린이란 교사가 편지를 써서 자신의 아들이 농촌에서 끔찍한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에 마오 주석은 친절하게도 친히 답장을 써주었습니다.

"리칭린 동지, 당신이 언급한 문제는 전국 곳곳에서 만연하고 있는 듯 보이며 일률적으로 해결될 필요가 있다. 동봉한 300위안을 받아달라. 이 돈이 얼마라도 당신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놀랍게도 마오쩌둥이 시골로 내려간 홍위병들의 처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1973년이 되어서야 당국은 시골로 내려간 홍위병들의 처지에 대해서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조사 결과 1969년부터 1973년까지 호북성 천문현에서만 200명의 소녀들이 강간, 희롱을 당했다는 결과가 나왔고 그것도 모자라 '파괴'당했다는 내용까지 올라왔습니다. 14살짜리 소녀들도 가리지 않고 모조리 유린당했고 호북성 서기 출신인 부총리 리셴녠은 경악하여 다른 현의 사례들도 조사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호북성에서 천문현만 그런게 아닌 것 같다. 다른 현의 상황들은 어떤가?"

이어 요녕성에서도 3400건의 강간이 적발되었고 전국 각지에서 강간마들에 대한 소식이 쏟아져들어왔습니다. 중국 지도부는 분노로 미쳐 날뛰었습니다.

저우언라이:"공안은 행동에 나서야 한다! 절대로 물렁하게 대처하지 말라!"

리센녠:"이 빌어먹을 종자들을 죽여라!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사람들을 달랠 수 없다!"

그리고 한동안 대대적인 체포와 총살 행렬이 이어졌고 시골에 있는 홍위병들의 처지는 좀 나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최소 한해에 100만명 이상의 홍위병들이 시골로 보내졌고 최종적으로 1800~2000만명의 홍위병들이 시골에 보내졌는데 일부는 주석님이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건너고 나서도 돌아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ㅅ-

그러니까 다 좋은데 모택동이 없었으면 좋겠군.

참고문헌
문화대혁명, 프랑크 디쾨터, 열린책들.

덧글

  • RuBisCO 2018/04/14 18:28 # 답글

    어 마오 주석님께옵서 옛것은 다 갈아치우라시잖습니까. 도덕개념도 다 갈아치운 모양이죠 ㄲㄲ
  • 전위대 2018/04/14 21:21 #

    역시 옛것은 해로운 것!
  • KittyHawk 2018/04/14 18:47 # 답글

    사람 죽는 것도 예사였으니...
  • 전위대 2018/04/14 21:22 #

    죽이고 때리는걸 칭찬하는 시대니 어쩌겠소이까.
  • 無碍子 2018/04/14 19:05 # 답글

    '이글을 보고도 놀라지않는게 놀랍다.' 이런결론이죠.

  • 전위대 2018/04/14 21:22 #

    사실 예상한 바.
  • 까마귀옹 2018/04/14 20:03 # 답글

    전에도 언급한 것 같긴 하지만, 1949년 이후 저 짓들이 벌어진 장소가 인류 문명의 발상지 중 한 곳인 '중화(中華)'라는게 이젠 설득력이 떨어질 지경입니다. 어휴.
  • 전위대 2018/04/14 21:22 #

    이래서 우린 공산주의를 멀리하고 삼민주의를 가까이 하는 것이 낫습니다.
  • 레이오트 2018/04/14 20:20 # 답글

    이런데도 중국 숭배하는 자발적 전두엽 절제술 한 것들이 넘쳐난다니, 아! 인류의 미래는 어둡다!
  • 전위대 2018/04/14 21:22 #

    저는 포기했습니다.
  • 홍차도둑 2018/04/14 22:25 # 답글

    중국 바둑계의 고수중 하나인 녜웨이핑도 이거로 흑룡강쪽으로 가서 돼지치기 등을 하며 고생 새빠지게(잘 풀릴수 있는 기회를 자기가 박차버린 것도 있지만) 했다고 자서전에서 밝혔죠. 녜 웨이핑은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어서 육체노동이 힘들었고 그걸 말했는데도 "잔꾀 부린다"면서 더 혹독하게 굴리고 "갱생의 여지가 없는 색히" 로 찍혀서 엄청 굴렀다나요...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8/04/14 23:14 # 답글

    북두의 권은 아동물, 폴아웃은 놀이동산, 베르세르크는 일상물처럼 보이도록 아찔한 중공 이야기....

    거기들은 주인공이 잘하는거라도 보지만, 중공의 주인공은 마오잖아. ㅠㅠ...
  • 존다리안 2018/04/14 23:17 # 답글

    심하게 말해 위안부 운영한 왜놈들 욕할 수 없는 놈들이네요. ㅜㅜ
  • 나인테일 2018/04/14 23:32 # 답글

    마오 주석님 당신은 도덕책...
  • deokbusin 2018/04/15 08:16 # 답글

    여성 홍위병들이 하방된 농촌에서 강간 등 성착취를 당하다가 도시로 귀환도 못했다는 이야기는 80년대 말 (일본이나 대만 경유로) 한국에서도 알려진 것들 입니다. 문제는 당시 대학 운동권들은 물론이고 보수 성향을 드러낸 소수 대학생들조차 그러한 내용이 실린 책을 다 아는 반공서적이랍시고 읽지도 않았다는 것이죠. 그걸 읽은 저만 세상 물정 모르는 놈 취급이었으니...그나마 홍위병 농촌 하방의 긍정적 효과라고 한다면 그때까지 전근대적 분위기가 팽배한 농촌에 근대의 바람을 조금이라도 불어 넣었다, 정도입니다. 20대 시절에 배운 것이 중국철학이다 보니 중국측 연구자들을 간혹 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북경대 철학과 교수로 있던 조선족이 문화대혁명 시기를 회고하는 강연을 한 일이 있었습니다.강연 종료후 좌익 성향의 문혁 긍정론을 가진 교수가 문혁을 까는 조선족 학자에게 "당신 연배로 보아 홍위병 활동을했을 텐데, 전근대적인 농촌에 하방되면서 농민들을 사회주의로 심화하는 활동 하나 안하고 고생만 했다고 말하는게 이해가 안된다"고 비난하자, 웃으면서 대답하기를"하방된 동료중 한 명이 간 농촌에서는 아직도 청나라 황제가 다스리는 줄 알고 있어서 그거 고치느라고 애먹었다고 도시로 돌아와서 이야기합니다"라고 말했죠. 그 발언을 들은 순간 강연장 분위기가 한동안 침묵을 지켰던게 생각납니다. 그러니까 사회주의 심화 이전에 세상 변화를 모르는 중국 농촌에게 꼭 필요한 현대화를 위한 실무자나 의식화를 담당하는 당원을 투입하지 않고 애송이들만 대량 유입시키면 극소수 예외를 뺀 농촌 현지에서는 이들을 무능한 단순 노동자로 여길 수 밖에 없지 않냐고 에둘러 비꼰 것인데, 정작그 교수는 나중에 "중국에서도 문혁긍정론이 대세!"라고 큰소리 치고 다녔습니다.
  • 아인베르츠 2018/04/15 15:06 # 답글

    주석의 바람직한 성생활을 보고 감동먹은 당원들이 마오한거죠 뭐.
  • 함부르거 2018/04/16 22:53 # 답글

    다시 봐도 끔찍하네요. -_-;;; 저 때의 홍위병 하방이란 건 농민들 쥐어짜던 지방 당 간부들에게 새로운 먹이감을 준 거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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