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이 몰로토프를 숙청하려 한 이유는? (2) 소련사

배경:2차 세계대전을 영도한 루스벨트, 처칠 등이 퇴갤하는 것을 본 서방 언론은 이제 스탈린도 퇴갤할 때가 되지 않았냐고 입방아를 찧으며 스탈린의 후계자가 누가 될지를 떠들어댐. 스탈린이 진노함.


물론 스탈린은 이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소련 지도자가 교체될지도 모른다는 암시들은 그의 분노와 의심만 더욱 높여 놓았고, 그 타격은 그의 최측근 동지들에게 고스란히 가해졌다. 그 주된 푲거은 가능한 후계자 리스트의 일순위에 올라있는 몰로토프였다. 몰로토프에 대한 공격은 또 다른 대대적 권력 재편을 단행할 편리한 구실이기도 했다. 전시 내내 지배 '5인방'은 스탈린, 몰로토프, 베리야, 말렌코프, 미코얀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그룹은 불편할 정도로 오랫동안 유지되어 갔다.

몰로토프에 대한 스탈린의 짜증은 1945년 9월 새로운 전후 질서와 패전국들과의 강화 조건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런던 외무장관 회의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

(몰로토프가 프랑스와 중국의 조약 초안 작성 참가에 찬성하고 이후 일본의 분할과 루마니아, 불가리아의 종주권에 대한 서방과 충돌이 벌어지자) 9월 21일 스탈린은 몰로토프가 행한 절차적 양보에 대해 질책했고, 몰로토프는 참회했다.

"제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음을 인정합니다. 즉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다음날 그는 자신의 동의를 철회했다. 서방 연합국은 분개했다. 표면적으로는 회담이 이 단순한 절차적 문제 때문에 답보 상태에 다다른 것처럼 보였다.

(...)

몰로토프에 대한 이런 무차별 공격은 더욱 심각한 공격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였다. 스탈린이 휴가 중에 꼼꼼히 읽은 타스 통신의 외신 요약은 이 드라마에서 본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몰로토프의 곤경은 영국의 <데일리 헤럴드> 특파원의 1945년 12월 1일자 기사 한 토막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기사는 스탈린이 인민위원회의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몰로토프가 이 자리를 되찾을지도 모른다는 루머를 보도했다. 타스 통신 요약문은 "현재 소련의 정치 지도부가 -물론 정치국의 총괄적인 지침 하에서- 몰로토프의 수중에 있다"는 특파원의 말을 인용했다. 특히 스탈린이 여러 해만에 처음으로 모스크바를 떠나 있는 상황에서, 몰로노프에게 이보다 더 치명적인 추측은 없었을 것이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스탈린은 12월 2일 몰로토프에게 전화를 걸어, 외국 특파원들이 송고하는 기사에 더욱 엄중한 검열을 행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관료적 실수가 빚어졌다. 통제를 강화하라는 스탈린의 지시가 있기 이전인 12월 1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가 12월 3일자 타스 통신 요약문에 포함된 것이다. <데일리 헤럴드> 기사처럼 <뉴욕타임스> 기사 역시 소련 지도부 내의 불협화음과 스탈린의 지위 약화를 암시하고 있었다. 스탈린이 <뉴욕타임스> 기사에 대한 타스 통신의 요약문을 읽은 것은 12월 5일이었다. 그는 소련 주재 외국 특파원들에 대한 검열이 느슨해지고 있음을 언급한 12월 3일자 로이터 통신 기사도 같은 날 읽은 것이 분명하다. 이 통신사는 서방 언론인들이 소련 당국에 집단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이후, 11월 7일에 열린 리셉션에서 몰로토프가 한 미국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특파원 여러분이 러시아의 검열을 없애고 싶어 한다는 걸 압니다. 만약 내가 상호주의적 조건 하에 이에 동의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로이터에 따르면, 그로부터 며칠 뒤에 서방 기자단은 실제로 통제가 느슨해진 신호를 목격했다. 이런 보도들은 몰로토프가 자신에 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뒤집어씌우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정보를 스탈린에게 제공했다.

스탈린 평전, 올레크 흘레브뉴크, 삼인.
457~462페이지.

이후의 결과

1. 이후 몰로토프에게 스탈린은 최고 수위의 모욕과 경고를 보냈고 몰로토프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눈물을 흘리며 자신에 대한 불신은 부당하다며 스탈린에게 싹싹 빌었다.

2. 몰로토프를 당장 숙청할 생각은 없던 스탈린은 일단 몰로토프를 살려주었고 지도부에 안드레이 즈다노프와 니콜라이 보즈네센스키를 포함하여 7인 체제로 개편했다.

3. 이후 즈다노프, 보즈네센스키, 쿠즈네초프를 비롯한 레닌그라드 파벌이 베리야와 말렌코프 등과 경쟁하게 된다.


3줄 요약

1. 서방언론:스탈린 아재, 슬슬 가실때 아님? 다음은 몰로토프?

2. 스탈린:이 새끼들이!

3. 몰로토프:안하겠소! 개수작 닷씨는 안하겠소!(정작 본인은 잘못없음에도)

덧글

  • KittyHawk 2017/09/01 17:04 # 답글

    하지만 정작 생각이 있었을거라 잠정 결론이 나오게 된 자는 몰로토프가 아닌...
  • 위장효과 2017/09/01 17:34 # 답글

    아니, 지가 무슨 무병장수 불로불사의 몸도 아닌 주제에 다음을 생각해야지 이 무슨...
  • 전위대 2017/09/02 10:58 #

    뭐 독재자들 사이에서 흔히 보이는 패턴이죠.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7/09/02 21:38 # 답글

    스탈린의 최측근들은 서로 피를 많이 묻혔지만, 서로 두려움에 벌벌 떨었단 서비스의 조롱(?)이 떠오른 대목이네요.
  • ㅁㄴㄴㄹ 2017/09/03 00:34 # 삭제 답글

    씨발 님들아 자제좀 ㅠㅠ 나 이러다 골로가겠다
    이런 심정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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