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전쟁 시 중국군 수송망의 붕괴의 결과 ㄴ중일전쟁

계속 공산당 얘기만 써서 슬슬 국민당 얘기도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에 올리는 간단한 포스팅. 언제나 그렇듯이 재미로 읽어주십시오.


장제스와 난징 국민정부는 1931년 대공황에서 닥쳐온 위기를 1935년 화폐개혁과 실업부 산하의 공업화 계획으로 극복해내가고 8200킬로미터의 철도망과 1만 2천킬로미터의 도로 건설 및 해운업 촉진을 하면서 눈부신 발전을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흔히 장제스 시절의 농업정책에 대해서 비판점이 많긴 하지만(마오식 토지개혁을 안했단 개소리를 제외하고도) 1936년~1937년에는 국민정부가 주도한 생산력 증강 프로젝트가 성과를 거두면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아십니다. 국민당의 경제정책의 꽃이 막 만개하려는 순간 일본 제국이 닛뽄도를 휘두르면서 몰려왔단 것을. -ㅅ-

중국은 나름 분투했습니다만 결국 상하이 공방전 패배 이후 정신없이 밀렸고 수도 난징 함락에 이어 우한과 광저우의 함락으로 중국이 가지고 있던 최후의 대도시까지 일본의 손아귀에 넘어가면서 90% 이상의 공업력과 관세, 조세 수입 등이 상실되면서 국민당의 재정력과 공업 생산력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 하겠습니다.(모르거나 알아도 그게 뭔 의미인지 모르는 양반들은 나무위키에 많이 보이긴 했습니다만...) 그러다가 최근에 본인이 국공내전 공부하면서 다시금 주목하게 된 것이 중국의 수송망의 마비였습니다. 이후 국공내전의 패배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수송망 붕괴는 그 원인이 일본의 침공으로 소급됩니다. 철도망과 수운망을 죄다 일본군이 먹어버렸고 이후엔 얼마 되지 않는 트럭과 비행기, 그리고 사람의 발에 모든 것을 의지해야 했거든요. 레이 황 교수는 다음과 같이 적습니다.

"...한커우와 광저우가 함락된 이후, 군대는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모든 철도와 교통 시설을 적에게 빼앗겼다. 남아 있는 것이라곤 대개전장의 전선에 위치해 있었으므로 방어 부대에겐 큰 가치가 될 수 없었다. 장제스가 1939년 동계공세를 시작했을 때, 중국군 전체에는 트럭이 겨우 1532대 있었다. 버마 로드가 열렸을 때,모든 종류의 자동차는 총수가 15000대였던 듯 하다. 그 대부분은 자원위원회와 다른 민간기구의 소유였다. 그러나 정비와 부품의 결여로 인해 그 숫자는 빠르게 줄어들었다. 1943년에 이르러선 대략 5천대에서 6천대가 운행 중이었다. 화이트에 따르면 그해 여름 한달 동안 버마 로드가 가장 붐볐을 때조차 하루 평균 123대의 자동차가 운행되었다.(제가 근무서는 곳에선 출근시간 한시간 동안 600대가 지나갑니다. -ㅅ-) 1942년의 한 군사회의에서 장제스는 장군들에게 종래 중형의 기선 한 척이 3천톤을 나를 수 있었는데 이제는 100대의 수송기가 겨우 300톤을 나른다고 말했다. 종래 열차 한편이 500톤을 날랐지만 이제는 200대의 트럭뿐으로 그 정도의 운송능력조차 감당할 수 없었다."

장제스 일기를 읽다, 레이 황, 푸른 역사
230~231페이지

안그래도 중국의 공업력은 파멸적인 타격을 입어 96%의 전기생산과 94%의 공업생산을 상실하였고 1939년 중국의 철강생산량은 연간 1200톤으로 추락했습니다. 이후 철강생산량이 절정에 다른 1944년에 13000톤으로 증가하긴 했는데 이는 현재 중화인민공화국이 한시간 동안 생산하는 양보다 적은 것이며 국민당 집권 이전에도 만주를 제외하고도 신식용광로에서 선철 2만톤, 토법생산으로 16만톤을 생산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참담한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미국의 원조는 형편없는 것이라 한달 내내 30톤만 받은 적도 있어서 장제스가 격노했고 그나마 약속한 무기도 영국이 중간에 도적질해서 가기도 하여서 장제스의 분노는 폭발했습니다. 이 때문에 장제스 부부는 스틸웰에게 한달에 5000톤의 공수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싸웠고 특히 분노한 쑹메이링은 이런 식의 배신이 계속되면 중국이 더 이상 싸울 이유가 없다고 쏘아붙이기도 했습니다. 

가뜩이나 공업생산량이 개판이라 당시 중화민국은 한달에 소총탄과 기관총탄을 모두 합쳐 겨우 1500만발을 생산했는데 전 중국군에게 총알 4발씩을 쥐어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나마 기관총탄이 섞여 있단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소총탄은 매달 한 사람에게 4발도 쥐어주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기껏 생산한 물자를 보급해준다 쳐도 그걸 사실상 사람이 죄다 날라야 한단 겁니다. 그럼 결과가 어떻게 될까요?

"내가 제42보병에 소대장으로 배치된 날, 나의 모든 기대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목도한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모든 대대와 중대의 병력은 정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분명, 제14사단은 한때 장비를 충분하게 갖추고 있었다. 과거의 영광을 증언하는 독일식 헬맷, 방독면, 텐트용 범포 등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벼룩시장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상태였다. 한 조각은 여기에, 다른 조각은 저기에, 이런 식으로 물품들은 한 세트를 이루지 못했다.

그렇게 된 사연은 이랬다. 몇달 전에 일본군이 북부 베트남을 점령했을 때 제14사단은 그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성을 가로지르는 500마일의 도보 행군을 산악 지대에서 감행했다. 행군이 시작되었을 때, 장교들과 사병들은 모든 물자와 장비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점차 그들은 단지 무기에만 신경을 썼다. 그 다음에, 몇몇 환자들이 길 위에서 죽기 시작하자, 모두의 마음에 생존이 지상과제가 되었다. 병사들은 담요를 찢어 각반을 만들었다. 우기 동안 말라리아에 감염된 지역을 도보로 들고 나고 한 다음에 이르자, 제14사단은 더 이상 철도 위와 내륙의 수로망 안에서 작전하던 때의 그런 부대가 아니었다.

그해의 남은 기간 동안, 군대는 아일라우 산 지역의 노새들을 징발하여 소금, 모기장, 통신장비와 같은 가장 필수적인 물품들을 나르도록 했다. 제14사단 사병들은 추운 밤 동안 덜덜 떨어야 했고, 서너명이 한 장의 담요를 같이 썼다. 그들에겐 칫솔이 없었다. 화장지 대신에 대나무 조각을 사용했다. 얼굴을 닦을 때 한장의 수건을 같이 썼다. 때문에 한 명이 눈병에 걸리면 며칠 안에 소대 전체에 감염되었다. 말라리아에 쓰는 키니네 알약이 없었다. 정강이나 발목의 피부가 짚신으로 마찰하여 벗겨지면 상처 부위가 진흙과 빗물에 노출되어 괴저로 발전하는 일이 흔했다."

장제스 일기를 읽다, 레이 황, 푸른 역사
231~233페이지.

아마도 군대 시절에 행군 경험하신 분들은 20킬로그램 군장 메고 포장 도로 위에서 40킬로 행군하는 것도 얼마나 죽을 맛인지 아실 것인데 그걸 산악지대에서, 몇달 동안에 저러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짐작이 가시리라 믿습니다. 위에 언급된 14사단은 장제스의 직계사단으로 중일전쟁 내내 '패배한 적이 없다'라고 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사단이었습니다만 그런 14사단조차 저런 꼴이니 아예 군벌군들은 어땠는지 뭐라 견적이 안 나옵니다. 물자의 부족으로 인해 장제스는 충칭의 생존에 필수적인 전략 요충지인 이창 탈환작전조차 감행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꼴을 보면 대체 '마오쩌둥이 일본군의 7할 막는동안 막대한 미국 물자 쌓아놓고 태업한 장제스'란 테제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가 궁금할 정도입니다. 여튼 이 조잡한 글의 끝을 내보자면 다음과 같겠습니다.

1. 장제스와 국민정부가 노오오력을 해서 건설한 공업력, 수송망은 요단강을 건넜다.
2. 그 결과로 중화민국의 전쟁수행력은 개판이 되었으며 특히 수송망의 붕괴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다.
3. 그때 마오쩌둥은 뭐하고 있었다? 

무척이나 편향적으로 보이는 3줄 요약이지만 파보니까 이렇습니다.

참고문헌
-욱이님의 중일전쟁
-장제스 일기를 읽다, 푸른 역사, 레이 황
-남경정부 시기 국가주도 하 국민경제 건설, 강명희, 한세대학교.
-중일전쟁과 중국의 대일군사전략(1937-1945), 경인문화사, 기세찬

덧글

  • 까마귀옹 2017/02/12 14:28 # 답글

    버마 루트도 그게 육로가 뚫려 있기라도 했으니까 저 정도지, 그전에는 항공 수송....

    결과:'추락 잔해만으로도 항로 잡을 수 있다니까! 이게 흰소린줄 알았냐?!'
  • 전위대 2017/02/12 14:30 #

    항공 수송의 결과가 참담하던... 배와 열차가 왜 그리 중요한지 알겠습니다. 당시 중국에 땅크 못 가져다 준 것도 단순히 미국의 중국 경시만이 원인은 아닌...
  • 까마귀옹 2017/02/12 15:23 #

    예전에 타임라이프 대전사에서 본거라 정확한지는 모르겠는데, 일본 본토 공습에 필요한 물량을 항공 수송할 경우 B-29 1대 폭장량을 채우기 위해선 수송용 B-29가 6번을 왕복해야 했다죠.

    (이러니 석기시대 아저씨가 '찔끔찔끔 받아 오는 걸로 언제 정밀폭격하고 앉아 있어? 싹 태워버려야지!'라고 날뛰지. 그나마 사이판은 해상 루트로 폭탄을 쇼미더머니 쳐갈겨대듯 쌓아줘도 깝깝한 상황인 마당에.)
  • 바탕소리 2017/02/12 14:53 #

    항공 수송만 믿다가 피 본 대표적인 사례가 나치 독일군이라지요. ㄲㄲㄲ

    그런데 적에게서 배운 게 없었는지 미국의 모 장관 나으리도 "공군!"만으로 한국과 타이완을 커버하려다 낭패를 보고…….
  • dd 2017/02/12 14:32 # 삭제 답글

    결론: 인생은 한 방.
  • 전위대 2017/02/12 14:32 #

    후우...
  • 2017/02/12 15: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2/12 15:0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RuBisCO 2017/02/12 18:48 # 답글

    대전 이후에 벌어진 베를린 공수에서 보듯이 천조국 항공 수송력이면 퍼부어주려면 못부어줄 것도 없어보이긴 한데 그런쪽의 협조를 받은 기록은 없나요?
  • 전위대 2017/02/12 21:05 #

    최우선은 유럽, 그 다음이 태평양.
    중국은 캐나다보다도 우선 순위 아래 -ㅅ-
  • 베를린 공수 2017/02/12 22:12 # 삭제

    미국 공군력이 확충되다 되다 못할 지경인 대전 이후고
    대형 수송기인 C-54같은 경우는 전 세계에 있는 걸 싸그리 모았다는 걸 생각하면 천조국이 낼 수 있는 모든 항공수송력을 낸 거나 다름없죠 그래도 서베를린은 어디까지나 비상시의 연료나 식량이 풍부한거지 평상시의 생활로는 돌아가지 못했으니까요
  • 냥이 2017/02/12 19:14 # 답글

    어이쿠...수송/보급 원할하지 않다고 저렇게 되다니...수송/보급이 개판이면 적들도 개판이 되는 군요.
  • 지나가던과객 2017/02/12 20:16 # 삭제 답글

    장제스가 그래도 노력을 했기 했네요. 그리고 그런 장제스의 뒤통수를 맛깔나게 후리고 중국을 지배한 모주석은 문혁과 대약진으로 인민들을 더 죽여버렸으니.......
    그런 삽질덕분에 대한민국이 발전할 시간을 얻었으니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 無碍子 2017/02/12 21:09 # 답글

    그 절망적상황에도 강화하지않았기에 진창에 왜군을 잡아주었다는거 그게 2차대전에서의 국민당정부의 공로라는 생각도해봅니다.

  • 전위대 2017/02/12 21:14 #

    영국의 라나 미터 교수나 우리나라의 기세찬 교수 등이 인정하는 사실이죠. 일본 육군의 6할이 중국에 묶여 있었으니 그게 어딥니까. 상임이사국 자리 아무에게나 주는게 아니죠.
  • 태평양전쟁 2017/07/27 17:47 # 삭제

    그런데 중국과 만주에 있던 일본군이 미국에 맞섰다고, 미국이 더 어려웠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 함부르거 2017/02/13 11:13 # 답글

    항공수송은 오늘날에도 완전히 믿을 수 없는데 그 때야 오죽하겠습니까. 천하의 미군도 이라크전에서 한때나마 보급문제로 고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판인데요. 공항까지는 실어 날라도 현장에는 육로로 수송해야 하니 말이죠. 중국은 그 공항까지 실어 나르는 것조차 안되고 그 다음은 더더욱 처참했군요.
  • 별일 없는 2017/02/13 12:47 # 답글

    걸프전에서도 미국이 급히 사우디로 m1을 공수하기도 했습니다만 해상수송이 완료될때까지 사담을 방법하는 시도를 못한것만봐도
  • 태평양전쟁 2017/07/27 17:48 # 삭제 답글

    철도망은 애당초 계획을 잘못 잡은 듯. 해안 공업 시설은 내륙으로 옮겼으면서, 철도는 일본 침략 대비를 제대로 안 했나 보네요. 해안을 뺏겨도 작동하도록 철도망을 만들었어야지요.
  • 전위대 2017/07/28 15:13 #

    철도 지을 돈이 하늘에서 떨어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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